제주

​[제주 7대 숲] ⑦절물자연휴양림 ‘삼나무숲과 솔숲의 장관’

  • 입력일 : 2020-04-30 01:26:26
편안한 탐방로와 11㎞ 4시간 최장거리 중 선택 … 인근 한라생태숲과 혼동하기 쉬워
절물자연휴양림 입구
제주도엔 4곳의 자연휴양림이 운영되고 있다. 절물자연휴양림과 교래자연휴양림은 제주시, 붉은오름자연휴양림과 서귀포자연휴양림은 서귀포시 소관이다. 서귀포자연휴양림을 제외하면 모두 제주도 동부 중산간지대에 있다. 

제주시 봉개동 산 78-1에 위치한 절물휴양림의 중심부엔 해발 697m의 절물오름이 있다. 이 오름을 향해 탐방로가 조성되어 있다. 절물오름 주변으로 유모차나 휠체어도 다닐 수 있는 숲길이 조성돼 있고 10여분 남짓이면 오를 수 있는 오름 정상의 능선엔 전망대가 설치돼 먼 바다의 수평선까지 펼쳐진 장관을 볼 수 있다. 그 반대 방향으로는 한라산 아래에 조성된 삼나무 조림지의 초록 바다를 볼 수 있다. 

절물자연휴양림의 약수터는 제주시가 지정한 제1호 약수터다. 다만 비온 다음날에는 음용하기에 부적합한 경우가 많아 며칠이 지나야 한다.
제일 긴 탐방로는 11㎞가 조금 넘는다. 절물오름 주변의 다양한 숲을 볼 수 있도록 길이 나 있다. 부지런한 걸음으로 3시간쯤 걸릴 것이나, 숲에 들어 굳이 서둘 필요는 없으니 멈칫거리며 4시간 정도면 이 숲을 충분히 즐길 수 있다.

절물오름자연휴양림은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곳인데 어느 곳보다 오랫동안 잘 가꾼 삼나무 숲이 장관이기 때문이다. 탐방로 입구에 들어서면서 이미 양쪽의 울울창창한 삼나무 숲이 깊다. 숲 냄새가 훅 풍겨나온다. 

절물자연휴양림 입구의 삼나무숲 나무데크 산책길. 정상부까지 바로 올라가는 800m의 짧은 등산로, 오름 주변을 도는 3㎞ 길이의 나무데크 ‘너나들이길’, 총 거리가 11㎞를 넘는 ‘장생의 숲길’ 등 3가지 코스가 있다.
샛길로 들어서면서 걷는 이가 거의 보이지 않는다. 어느 덧 덤불과 나무가 우거진 동굴 같은 길이 나오더니 솔숲을 잠깐 지나 다시 삼나무 숲이 나온다. 까마귀와 멧비둘기, 다른 산새들이 따라오며 끝없이 지저귄다. 숲의 축축한 공기와 냄새가 온몸을 휘감는다. 길은 점점 더 깊이 들어가고 마음은 가벼워진다. 이 숲의 주인이 되어가는 중이다.

갈림길이 나왔다. 두 시간이 훌쩍 지난 것으로 보아 꽤 멀리 온 것은 분명하니 이쯤에서 돌아가는 길을 찾아야 한다. 제주에 와서 처음 걷는 숲길이라 엉뚱한 길로 빠져 고생하기는 싫었는데 안내판이 보이지 않는다.

맞은편에서 부지런히 걸어오는 탐방객이 보였다. 주차장으로 가는 길을 물으니 자기들이 온 방향의 길로 가면 그리 멀지 않다고 알려준다. 가는 길을 알았으니 다시 편안한 마음으로 숲을 살피며 걸었다. 

산수국(왼쪽)과 하늘말나리
숲을 벗어나면서 잘 꾸며진 정원이 나타난다. 주제별로 다양하게 조성돼 꽃과 풀과 나무를 살피며 그 이름을 알아가기에 편리했다. 고로쇠나무와 때죽나무의 연리목 안내 간판도 예사롭게 보아 넘겼다. 

그렇게 또 시간을 보내고 주차장으로 가 보니 어딘가 낯선 곳이다. 다른 주차장이 또 있는지 직원에게 물었다. 이곳 하나뿐이라 한다. 숲속에서 길을 물었을 때 우리는 이미 한라생태숲 구역에 있었고 그들은 당연히 한라생태숲 주차장을 알려준 것이었다. 절물자연휴양림과 한라생태숲이 거의 접해 있음을 모르고 무턱대고 걸은 결과였다. 절물자연휴양림의 탐방로를 어디서 벗어났는지는 아직도 모른다. 의도하지 않고 우연히 한 걸음에 두 곳을 살폈다. 

절물오름 정상의 첫 번째 전망대에 오르면 사방의 시야가 탁 트인다. 특히 동쪽과 북쪽은 바다 멀리 수평선이 시원하다.
한라생태숲에서 절물자연휴양림으로 가는 교통편은 생각보다 불편했다. 왔던 길을 다시 걸어가는 방법이 최선이란다. 오후 4시가 지나가고 있었다. 부지런히 걸어야 했다. 때때로 길을 물으며 좌우 살피지 않고 걸어 두 시간 만에 다시 원점에 도착할 수 있었다. 돌아올 때에는 새소리도 듣지 못했다. 
  • 오근식 여행작가 ohdante@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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