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못 알려진 건강상식

‘장님 코끼리 만지는’ 잘못 알려진 의학상식

  • 입력일 : 2020-11-17 09:25:50
변수 많아 소변만으로 병 진단 불가 … 빈혈은 어지럼증보다 피로가 훨씬 흔해 … 간 이상 생기면 얼굴색 바뀌기 전 다른 증세부터
‘장님 코끼리 만지듯’ 단편적인 의학정보로 ‘내가 혹시 병에 걸린 건 아닌지’ 잘못 판단할 수 있다.
병원을 찾는 환자 중에는 잘못 알고 있는 단편적인 건강상식으로 병을 걱정해서 찾는 사람이 종종 있다. 자신의 사소한 증세와 더불어 주위에서 잘못 일러준 의학정보로 어쩌면 병원에 오지 않아도 될 사람이 시간과 비용을 허비하는 경우가 있다. 반대로 이런 정보에 과신하다 치료를 놓치는 경우도 허다하다. ‘장님 코끼리 만지는 식’으로 토막지식을 일반화하는 것을 삼가야 한다. 
 
흔히 접하는 단편적 의학상식의 오류 몇 가지를 이정권 전 성균관대 삼성서울병원 가정의학과 교수의 도움말로 알아본다.
 
소변색으로 병을 진단한다? (X)
 
어쩌다가 소변색깔이 짙거나 거품이 일어난다고 바로 신장병을 걱정하는 사람이 있다. 실제 소변의 짙고 옅음은 오줌의 농축 정도, 즉 수분 섭취에 달린 경우가 많다. 오줌의 거품은 음식 섭취에 따라 일시적으로 많이 일어날 수 있다. 
 
소변검사는 많은 병을 시사하지만 병의 다른 증상과 결부될 때 진단 가치가 있다. 육안으로 보는 소변색은 참고할 기준으로는 한참 미미한 수준이다. 비슷한 예로 대변 색깔이 황금색이 아니라고 걱정하는 사람도 있다. 대변 색깔은 선명한 피가 나오거나 피가 소화돼 시커멓게 되는 흑변이 아니라면 진단에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다.
 
오십견 환자는 담낭 이상을 의심해봐야한다? (X)

어깨가 아픈 오십견 환자가 오십견인 줄 모르고 담낭 이상을 걱정하는 경우가 있다. 담낭염은 오른쪽 어깨까지 통증이 뻗치는 특징적 증상을 보이긴 하지만 단정할 수는 없다. ‘갑’이 있을 때 ‘을’이 생긴다고 해서 ‘을’이 있다고 모두 ‘갑’인 것은 아니다.
 
가슴이 아프면 협심증? (X)
 
가슴이 아프면 협심증이라고 걱정한다. 협심증에서 나타나는 통증의 특징은 주로 힘을 쓰거나 스트레스를 받을 때 몇 분 정도 아프다가 서서히 사라지는 증상이 반복되는 것이다. 여기저기 돌아다니면서 아프거나 한쪽이 아프더라도 오랜 시간 계속 아프다든지 하는 증상은 심장병과 별 관련이 없다.
 
어지럽다고 다 빈혈? (X)
 
어지럽다고 빈혈 검사를 하려고 하는 환자도 많다. 피자 모자라서 생기는 빈혈의 증상은 어지럼증보다는 기운이 없고 피로한 증상이 훨씬 흔하다. 어지러운 증상과 빈혈을 동일시하는 고착화된 인식이 이런 오해를 일으키고 있다.
 
아침에 양치할 때 메스꺼우면 소화기병이나 간질환? (X)
 
아침에 양치질할 때 메스꺼움이 있으면 소화기 병이나 간이 나쁘다고 여긴다. 실제 입천장이나 목구멍 근처를 건드리면 구역 반사가 잘 일어나고 특히 그런 반사가 더 예민해질 때가 있다. 메스꺼움은 저절로 생길 때 의미가 있을지 몰라도 양치질과 같은 자극이 있을 때는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얼굴색이 안좋으면 간에 이상신호? (X)
 
안색이 좋지 않다거나, 눈이 피로하다고 해서 간검사를 원하는 환자도 많다. 안색의 특징은 황달이 있거나 간경화가 있는 환자에게 나타난다. 그쯤 되려면 얼굴색이 아니라 다른 증세나 소견으로 벌써 진단됐어야 마땅하다. 
 
또 음식 조절과 운동을 통해 체중을 줄여 얼굴에 살이 빠졌다고 병을 걱정하는 사람도 간혹 있다. 대부분 얼굴에 살이 빠진 것을 건강과 결부지어 걱정하지만, 결과적으론 건강에 아무런 이상이 없다.
 
손발이 저린 증상은 혈액 순환이 안되는 것? (X)
 
손발이 저린 증상이 지속되면 혈액순환이 안 돼 죽은 피를 뽑는다며 손을 따는 경우가 많다. 손발이 저린 증상의 95%는 ‘신경’의 문제다. 즉, 혈관에 이상이 생긴 것은 아니라는 이야기다. 흔히 사람들이 체했을 때 손을 따면서 검은색의 피가 나오면 ‘죽은 피’라고 믿는 경우가 많은데 실제 죽은 피가 신체 내부에서 순환할 경우 손발이 썩는 극단적인 현상이 나타난다.
 
검은 피가 나오는 이유는 정맥을 찔러서다. 동맥을 찌르면 상대적으로 빨간피가 보인다. 체했을 때 손을 따는 것은 신경을 자극하기 위함이지 썩은 피를 뽑는 게 아니다. 손발이 저린 증상은 주로 신경이 눌렸거나 뇌에서부터 전달되는 신경 신호에 이상이 온 경우가 대부분이라 ‘신경과’를 찾는 것이 옳다.
 
혈압약을 먹기 시작하면 못끊는다? (X)
 
혈압약에 ‘중독성’이 있다는 사실은 일반적으로 알려진 사실이다. 실제 혈압약에는 중독성이 없다. 혈압이 조금만 높아도 약을 먹는 게 바람직하다. 혈관에 압력이 가해지면 혈관은 탄성을 잃게 되고 이 때문에 심장이 펌프질을 더 활발하게 하다보면 심장과 혈관의 기능이 동시에 나빠지는 악순환을 겪게 된다.
 
때문에 혈압이 높으면 이를 떨어트려 심장이 일을 덜 하도록 해야한다. 혈압도 습관형 질환이어서 약으로 습관을 대신한다고 보면 된다. 기침 등 약간의 부작용도 있을 수 있지만, 자신에게 맞는 혈압약으로 바꿔주기만 하면 된다.
 
디크스가 있으면 허리에 보조대를 일상적으로 착용해야 한다? (X)
 

노인들 중에 구부러진 허리를 펴거나 통증을 완화하기 위해 일상적으로 보조대를 착용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이는 매우 위험한 행동이다. 짧은 기간 치료를 위해 복대를 보조적으로 사용하는 경우에는 필요하지만 허리가 원래 안좋은 사람이 장기적으로 착용하는 것은 오히려 건강을 해친다.
 
몸을 지지하는 것은 척추뼈와 척추 근육이다. 뼈가 약하면 근육을 튼튼하게 해 몸을 지탱해야 하는데 복대를 차면 오히려 근육이 가늘어진다. 같은 원리로 체형 보정을 해주는 각종 여성용 코르셋도 건강을 해치기는 마찬가지다. 코르셋은 먼저 장을 압박해서 정상적인 기능을 못하게 만들며 간을 위로 올려 심장에도 영향을 줄 뿐 아니라 골격까지 삐뚤어지게 만든다. 
  • 박수현 기자 soohyun89@mdfac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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