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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달 무료 접종 선포한 文 … 전문가들 “준비 부실” 지적

  • 입력일 : 2021-01-11 19:09:40
질병청 우선접종 대상자 3400~3600만명, AZ 백신 채택 예상 … 정치적 논리로 서두른다 지적, 전문가들 “최소 접종 2주전 감시체계 구축돼야”
전문가들은 2월 백신접종을 앞두고 백신의 신뢰를 확보할 수 있도록 감시체계 등을 서둘러 구축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11일 신년사에서 내달부터 무료로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COVID-19,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오후에 질병관리청은 우선 3600만명을 우선접종 대상자로 지정하고 순차적으로 접종해 11월 안으로 집단면역이 이뤄지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아직 1종의 백신도 식품의약품안전처 심사를 통과하지 못하는 등 접종을 위한 준비가 전혀 이뤄지지 않아 너무 앞서간다는 지적이 나온다. 현재 국내서 가장 먼저 사용할 가능성이 높은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안전성이 확보되지 않아 논란을 남기고 있다.

文 대통령 신년사 “2월부터 무료 접종” 확언 … 질병청, 우선접종 권장 대상 방안 발표
 

문 대통령은 이날 “정부는 국민과 함께 3차 코로나19 유행을 조기에 끝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다음 달이면 백신 접종을 시작할 수 있다”며 “우선순위에 따라 순서대로 전 국민이 무료로 접종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그동안 코로나19 백신 접종 시기와 비용에 대한 여러 예측이 오갔으나 이날 대통령의 발언으로 다음달부터 백신 무료접종 시작이 확실시 됐다.
 
신년사에 맞춰 이날 오후 정은경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 본부장은 정례 브리핑을 열고 우선접종 권장 대상안 등을 공개했다. 구체적으로는 △의료기관 종사자 △집단시설 생활자 및 종사자 △노인(65세 이상) △성인 만성질환자 △소아청소년 교육·보육시설 종사자 및 직원 △코로나19 1차 대응요원 △50∼64세 성인 △경찰·소방 공무원·군인 교정시설 및 치료감호소 수감자 및 직원 등이 포함됐다. 규모는 3600만명으로 예측된다.

지난달 28일 공개된 초안과 비교하면 교정시설 및 치료감호소 수감자 및 직원이 추가됐다. 최근 발생한 서울 동부구치소 관련 집단 감염 등으로 의식한 조치로 분석된다. 이날 0시까지 확인된 관련 구치소 확진자는 총 1196명으로 지난해 2월 발생한 대구‧경북 신천지 교회 집단감염 이후 가장 큰 규모다.

정 본부장은 “지방자치단체와 관계부처 협조를 통해 우선접종 권장 대상 규모를 파악 중이며, 의견수렴 등을 거쳐 1월 중 확정할 예정”이라며 “우선접종 권장 대상자의 세부적인 내용 파악과 의견수렴을 거쳐 백신 도입 상황에 따라 순차적으로 전 국민 무료접종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를 위한 ‘코로나19 예방접종 대응 추진단’도 만들어진다. 지난 8일 정세균 국무총리는 추진단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규정을 국무총리 훈령으로 제정하고 시행을 명령했다. 추진단은 상황총괄반·예방접종관리반·자원관리반·접종후관리반 등 4개반, 10개팀과 백신도입지원관(백신법무지원)으로 구성됐다. 이번 주 중 예방접종 대응 협의회 첫 회의를 개최하고 추진단 운영 계획과 부처별 지원 역할 및 세부 이행 과제 등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전문가들 “유통‧교육‧감시체계 등 필요한 준비 없다” 지적 … 각 백신에 맞는 감시체계 확립 필요

하지만 일각에서는 2월 접종을 진행하기 위한 준비가 부실한 상황에서 정치권이 여론을 의식해 충분한 검토 없이 서두르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접종을 위해서는 백신 확보 외에도 유통, 접종센터 확보, 의료진 교육, 접종 후 안전성 감시체계 마련, 접종 홍보 등 여러 단계를 면밀히 준비해야 하는데, 아무것도 구축되지 않았다”며 “2월에 접종하려면 지난해부터 미리 준비했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다행히 영하 70도의 초저온 유통망이 필요한 모더나와 화이자 백신에 앞서 국내에 가장 먼저 들어올 것으로 보이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유통보관 온도가 영상 2~8도로 기존 독감백신의 유통망을 사용할 수 있어 당장 접종이 가능하다는 분석이다.

올해 국내 수입 예정 백신은 아스트라제네카, 얀센, 모더나, 화이자 등 5600만명분이다. 지난해 12월 8일 정부는 다국가 연합체인 ‘코백스 퍼실리티’(COVAX facility)로부터 1000만명분, 다국적 제약사인 아스트라제네카, 모더나, 화이자 등과 각각 1000만명분, 얀센과 400만명분 등 총 4400만명분의 백신을 선구매하기로 했다.
 
지난달 24일 얀센으로부터 200만명분을 추가 확보해 4600만명분까지 늘렸다. 이어 지난해 12월 31일에는 문재인 대통령과 스테판 반셀(Stephane Bancel) 모더나 CEO와의 전격 협상을 통해 1000만명분의 백신을 더 공급받기로 했다.
 
이 중 아스트라제네카가 2월 중에 가장 먼저 백신을 도입하게 된되면 얀센과 모더나가 2분기, 화이자는 3분기부터 국내에 들어온다. 물량은 한꺼번에 들어오는 게 아니라 순차적으로 들어올 예정이다.
 
문제는 백신의 안전성이다. 코로나19 백신은 기존 백신과 달리 개발‧임상시험‧심사까지의 속도가 매우 짧아 안전성에 대한 우려가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특히 가장 처음 접종할 예정인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3상 임상시험의 중간 분석 결과, 투약 용량에 따라 면역 효과가 다르게 나타나는 등의 문제로 신뢰성 논란을 빚은 바 있다.

지난해 11월 23일 발표에서 아스트라제네카는 2회 모두 정량을 투입했을 때는 62%, 1회 접종 때 정량의 절반을 투여했을 때, 효능이 90%였다고 밝혔다. 가중 평균해서 70%의 효능이 나왔다. 저용량 투약은 연구진의 실수였으나 백신 효과가 저용량 투여 때 더 뛰어난 이유에 대해서는 밝히지 못했다. 또 임상시험이 성인과 노인 인구에서만 이뤄지고 소아청소년에서는 실시되지 않은 점도 불안 요소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와 유럽의약품청(EMA)은 화이자‧모더나와 달리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승인을 미루고 있다.

다만 국내 전문가들은 이들 백신이 부작용을 일으킬 확률을 낮다고 평가했다. 이재갑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지난 4일 KBS라디오 ‘김경래의 최강시사’에서 “이미 접종이 시작된 여러 국가를 보더라도 중증 부작용 사례는 대부분 감당할 만한 수준의 가벼운 부작용들”이라며 “부작용 때문에 크게 걱정할 일이 없을 것 같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백신의 신뢰를 확보할 수 있도록 감시체계 등을 서둘러 구축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상 사례가 속출하고 원인이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는다면 백신에 대한 불신으로 방역에 혼란이 빚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적어도 접종 2주 전까지는 각 백신 특성에 맞는 감시 및 안전 지침이 만들어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현재 식약처 승인 백신 0개 … 대통령‧총리 발언이 심사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도

이날 대통령과 질병청의 발표 이후 식약처는 한국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심사 진도를 밝혔다. 이에 따르면 식약처는 제약사가 제출한 코로나19 백신 허가 신청을 받고, 제출자료 요건을 검토하는 예비심사를 거쳐 제출자료 심사에 착수 중이다.

식약처의 백신 심사과정은 접수, 예비심사. 심사(실태조사), 자문, 허가 등 5개 과정을 거쳐 국가출하가 승인된다.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현재 3번째 단계 중이다. 식약처는 백신과 치료제 허가·심사는 40일 내 완료를 목표로 ‘패스트트랙’으로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식약처는 “제출된 임상결과를 바탕으로 코로나19 감염률 등 예방효과와 투여간격 등을 포함해 허가 신청된 제품의 효과를 심사하는 동시에 비임상시험과 임상시험 중 발생한 이상사례 등을 면밀히 검토하고 있다”며 “특히 65세 이상의 고령자에서의 효과와 안전성은 별도로 분석해 검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식약처가 객관성을 가지고 충분한 심사를 하려고 해도 대통령과 총리가 2월 접종을 예고한 상황이 정치적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백신은 코로나19 상황을 종식시킬 수 있는 방역의 핵심이다. 백신의 도입 시기 등에 따른 경제적 효과도 수백조원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자칫 성급했다가는 백신 접종이 역으로 방역을 흔드는 꼴이 될 수 있어 신중하고 치밀한 접근이 요구된다는 지적이다. 
  • 김지예 기자 kjydream@mdfac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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