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약품 심층분석

[당신이 몰랐던 약물 부작용-②병용투약] 경구피임약, 항바이러스제 만나면 간독성 일으킬수도

  • 입력일 : 2020-09-10 10:49:50
약도 음식처럼 궁합 있어 … 모르고 먹으면 ‘독’
아무리 인체에 이로움을 주는 약물이라도 때에 따라서는 해가 될 수 있다.
“약이 독이 될 수 있다.”

아무리 인체에 이로움을 주는 약물이라도 때에 따라서는 해가 될 수 있다. 현대 의학의 발달에 따른 약물사용의 증가는 많은 사람들에게 치료의 혜택을 가져다주었지만, 이와함께 수많은 사람들이 약물에 의한 유해반응을 겪을 가능성이 높아진 것 또한 간과할 수 없는 현실이다.
 
이번 편은 병용투약시 의도치 않은 부작용이 발생하는 사례에 대해 알아본다. 치료효과를 극대화하거나 두 가지 이상의 질환을 동시에 치료하기 위해 여러 가지 약을 한 번에 복용하는 경우가 있기때문이다. 약도 음식처럼 궁합이 있다.
 
다만 2010년 12월 의약품 안전사용서비스(Drug Utilization Review, DUR)가 도입돼 병용투약으로 환자가 위험에 빠진 사례는 찾아보기 힘들다. DUR은 의사와 약사가 초방‧조제시 함께 먹으면 안되는 약, 어린이‧임산부가 먹으면 안되는 약 등 의약품 정보를 실시간으로 제공해 부적절한 약물 사용을 사전에 점검‧예방하는 서비스다.
 
이 시스템의 도입은 환자가 여러 병원에서 처방을 받아 약을 조제하다 보면 같이 먹으면 안될 약이 처방되기도 하고, 이미 먹고 있는 먹고 있는 약을 또 처방받을 수도 있는데, 그럴 가능성을 줄여 환자에게 좀 더 안전한 처방과 투약이 이뤄지게 하려는 것이다. 같은 병원에서 같은 의사에게 약이 처방‧조제되는 것을 예방하는 시스템은 그 전부터 있었지만, 다른 의료기관의 처방내역까지 비교‧검토하도록 그 참고범위를 넓힌 것이 DUR이다.
 
DUR의 도입으로 병용 약물에 대한 위험성이 낮아진 것은 사실이지만 무분별한 약물 남용은 생활 속에서 이뤄지고 있다.
 
경구피임약+항생제‧항전간제‧항바이러스제 … 간독성 부작용
 
피임약은 간에서 분해되는데 간에서 분해되는 다른 약이나 음식들과 상호작용이 있을 수 있다. 이때 피임약효과가 떨어지거나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 대표적으로 항생제, 항전간제, 항바이러스제가 있다.
 
피해야할 항생제로는 리팜핀(Rifamycin)계열이고 항전간제는 페니토인(phenytoin), 카르바마제핀(carbamazepine), 프리미돈(primidone)이 있다. 항바이러스제는 옴비타스비르(ombitasvir), 파리타프레비르(paritaprevir), 다사부비르(dasabuvir)계열의 약이다.
 
항생제와 항전간제는 간 대사를 유도, 프로게스테론과 에스트로겐수치를 하락시켜 월경불규칙, 돌발출혈을 유발할 수 있고 항바이러스제는 피임약의 에티닐에스트라디올성분이 항바이러스제의 독성을 증가시켜 간독성이 생길 수 있다.
 
또한 경구피임약은 호르몬에 관여해 자몽주스, 감초, 인삼과 함께 먹어서는 안 된다. 자몽주스는 혈장농도를 증가시킬 수 있고 감초는 혈압상승을, 인삼은 유방통 및 파괴성출혈 등의 부작용을 유발한다.
 
식욕억제제+마약성진통제‧항간질약물 … 호흡마비 일어날 수도
 
식욕억제제의 경우 날트렉손+부프로피온 복합제제가 대표적이다. 부프로피온은 뇌의 식욕억제중추를 활성화해 식욕을 억제하며 날트렉손은 식욕억제작용을 강화해 장기간 효과가 나타나게 한다. 즉 이 두 성분의 복합제제는 식탐을 억제하고 음식중독예방에도 도움을 준다.
 
날트렉손+부프로피온제제의 병용금기약으로는 마약성진통제, 감각피질억제제인 바르비투르산염(barbiturates), 항간질약물이 대표적이다.
 
마약성진통제를 함께 복용할 경우 날트렉손과의 상호작용으로 인해 호흡곤란이나 호흡마비가 일어날수 있으며 항정신성의약품인 바르비투르산염, 항간질약물은 부프로피온과 상호작용해 약물부작용을 증가시킨다.
 
진통제+진통제 절대 금물 … 심혈관계 혈전반응, 심근경색증, 뇌졸중 위험
소염진통제는 염증과 통증을 완화시키는 약물을 총칭한다. 소염진통제는 항균스펙트럼 스테로이드제제와 비스테로이드성제제(NSAIDs) 2가지로 분류된다. 우리가 약국에서 손쉽게 구매할 수 있는 약물은 비스테로이드성제제(이하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제)에 속한다.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제 복용금기약물로는 케토롤락트로메타민염(ketorolac tromethamine)성분의 소염진통제가 있다. 케토롤락트로메타민염제제는 수술 후 통증이나 염증을 가라앉히기 위해 단기간 사용되는 진통제다. 케토롤락트로메타민염제제와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진통제를 같이 복용하면 효과가 더 뛰어날 것 같지만 심혈관계 혈전반응, 심근경색증 및 뇌졸중 위험을 증가시킬 수 있다. 심할 경우 아나필락시스 같은 과민증상이 발생할 수 있어 소염진통제에 과민반응이 있는 사람의 경우 더욱 조심해야한다.
 
중증 여드름치료제+항생제 … 뇌압 높아져 두통, 현기증, 시력장애 발생할 수 있어
 
중증여드름에는 ‘이소트레티노인’성분의 치료제가 사용된다. 이소트레티노인은 비타민A유도제로 세포증식과 분화를 조절해 비정상적으로 각질화된 부분을 정상화시켜 피지분비를 줄인다.
 
이소트레티노인의 병용금기약물로는 ‘테트라사이클린(Tetracyclin)’이라는 항생제가 있다. 테트라사이클린 역시 여드름치료에 사용되는 항생제로, 여드름을 발생시키는 균의 단백질합성을 막는 정균작용을 한다. 피지분비를 감소시키는 이소트레티노인과 여드름균을 죽이는 항생제인 테트라사이클린 항생제를 사용하면 시너지 효과를 낼 것 같지만 두 약물을 병용했을 때 뇌종양과 증상이 비슷한 종양은 생기지 않는 가성뇌종양이 발생할 수 있다. 가성뇌종양이 생기면 뇌압이 높아져 두통, 현기증, 시력장애 증상이 나타난다.
 
간 보호제+당뇨병 만나면 저혈당 생겨
 
당뇨병 약(성분명 tolbutamide, 톨부타미드)을 처방받아 먹고 있다면 우르소데옥시콜산(UDCA) 성분의 간보호제를 사 먹을 때 주의해야 한다. UDCA제제의 대표적인 약은 ‘우루사’다. 먹는 당뇨병 약 중 흔하게 쓰이는 ‘톨부타미드’ 제제는 췌장을 자극해 인슐린 분비를 증가시켜 혈당을 낮추는 효과가 있다. 그런데 UDCA와 톨부타미드를 함께 복용하면 톨부타미드의 혈당 강화 작용이 지나치게 나타나, 현기증·두통 등 저혈당 증세가 나타날 위험이 높아진다.
 
간 보호제와 고지혈증 치료제를 함께 먹을때도 조심해야 한다. UDCA 성분은 콜레스테롤을 담즙으로 배설시켜 콜레스테롤성 담석이 생길 위험이 있는데, 고지혈증 치료제 중 ‘피브레이트(fibrates)’ 제제 역시 콜레스테롤을 담즙으로 배설시켜 담석의 위험을 높인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UDCA와 고지혈증 치료제(클로피브레이트)를 함께 쓰면 담석 생성이 증가될 수 있어 피하라고 권장한다. 고지혈증 치료제 중 ‘콜레스티라민’ 제제의 경우, UDCA의 효과를 떨어뜨린다. 콜레스티라민은 다른 약물과도 결합할 수 있어, 4~6시간 간격을 두고 다른 약을 복용하는 게 좋다.
 
무좀약+α … 부정맥, 심장마비, 근육관련 부작용 일으켜
 
알레르기 비염이 있는 사람들은 알레르기약(histamine, 항히스타민제)을 매일 먹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1세대 항히스타민제(하루 3~4회 복용하며 먹으면 졸립다)는 무좀약(항진균제)과 함께 먹으면 심장마비로 사망할 위험이 있어 주의해야 한다.
 
무좀은 곰팡이감염 때문에 생기는 질환으로 항진균제가 기본으로 사용된다. 항진균제는 진균의 증식과 성장을 억제해 감염을 치료하는데 주로 이트라코나졸, 플루코나졸, 테르비나핀이 사용된다.
 
1세대 항히스타민제는 심장 근육에 작용하는 칼륨 통로를 차단해 부정맥을 유발할 수 있는 데, 항진균제와 만나면 그 독성이 강해지는 경향이 있어 같이 먹으면 안 된다. 실제로 2003년 항히스타민제의 일종인 ‘테르페나딘’과 무좀약 ‘케토코나졸’을 함께 먹은 50대 환자가 심장마비로 사망한 경우도 있다.
 
이밖에도 무좀약은 함께 먹으면 안되는 약들이 더 있다. 고지혈증, 고혈압, 배뇨장애, 발기부전, 편두통, 결핵 등을 치료하는 약이다. 고지혈증약으로는 스타틴계열의 약물이 주로 사용된다. 스타틴계열 약물은 콜레스테롤 생성을 막아 고지혈증으로 인한 심혈관계질환 발생과 사망위험도를 낮춰준다. 하지만 항진균제와 함께 복용하면 스타틴의 혈중농도가 올라가 횡문근융해증 등 근육관련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
 
편두통약도 조심해야한다. 급성편두통치료약으로는 ‘에르고타민제’가 주로 사용되는데 과민한 뇌와 뇌혈관의 흥분정도를 낮춰 증상을 완화시킨다. 단 에르고타민제는 구역, 구토, 혈관수축부작용이 있어 항진균제와 함께 복용하면 부작용이 더 심해질 수 있다.
 
항우울제+α … 섬망, 간대성근경련 등 부작용 관찰

항우울제는 작용기전에 따라 삼환계항우울제(TCAs), 모노아민산화효소저해제(MAOIs), 선택적세로토닌재흡수억제제(SSRIs), 세로토닌노르에피네프린재흡수억제제(SNRIs) 등의 기타 약물로 나눌 수 있다.
 
삼환계항우울제는 항콜린성(구갈, 변비, 시력혼탁), 심혈관성(기립성저혈압, 부정맥), 항히스타민성(진정작용, 체중증가), 신경학적(섬망, 간대성근경련) 등의 부작용이 관찰되기 때문. 따라서 중등증이상의 심혈관질환, 혐우각녹내장, 전립선비대증, 인지기능장애, 경련성질환, 섬망 등으로 약을 복용하고 있는 환자는 삼환계항우울제를 복용해서는 안 된다.
 
약물 외에도 ‘치즈’ 역시 조심해야한다. 치즈에는 ‘티라민’이라는 물질이 있는데 혈압을 높인다. 문제는 삼환계항우울제와 치즈를 함께 섭취하면 티라민이 체내에서 정상적으로 대사가 이뤄지지 않아 두통, 고혈압 같은 부작용을 발생할 수 있다.
 
제산제+아스피린 같이 먹으면 효과 없어
 
심혈관질환 예방을 위해 아스피린을 먹을 때는 속 쓰림이나 역류성 식도염의 치료에 쓰이는 제산제를 함께 먹으면 안 된다. 제산제는 위산을 줄여주는 효과가 있는데, 아스피린은 산성으로 위산을 증가시킨다. 식약처에서도 아스피린과 제산제를 함께 먹으면 아스피린의 효과가 감소할 수 있어, 함께 먹지 않는 게 좋다고 권장한다.
 
아스피린은 뇌졸중 예방을 위해 먹는 항응고제와도 상극이다. 대표적인 항응고제에는 ‘와파린’이 있다. 아스피린은 혈액 속 혈소판 작용을 억제해 혈전(피떡)이 생기는 것을 막아준다. 항응고제 역시 혈액이 굳는 것을 억제해 혈관이 막히는 것을 예방하는 효과가 있다.
 
항암제+항생제 … 자연 유산, 출생 결함 생길수도
 
항암제 ‘타목시펜제제’와 항생제 ‘리팜피신’의 병용 투약을 금지해야 한다는 경고가 나왔다. ‘CYP3A4’ 효소와 연관된 유도 약물 '리팜피신'과의 약동학적 상호 작용이 타목시펜의 혈장 농도를 감소시킨 것으로 보고되자 강력한 CYP3A4 유도제(리팜피신 등)를 타목시펜과 병용해선 안된다고 사용상 주의가 당부됐다.
 
보조요법으로 타목시펜 제제와 항암제 ‘레트로졸’의 병합 투여도 유효성이 입증되지 않아 권장되지 않는다. 이 제제가 레트로졸의 혈중 농도를 38%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임신 기간 투약에 대한 주의도 당부됐다. 인과관계가 증명되지 않았지만, 여성이 이 약을 복용한 후 자연 유산, 출생 결함, 태아 사망이 소수 보고됐기 때문이다.
 
영장류에게 사람의 최대 권장 용량의 2배를 투여했을 때 자연 유산이 생겼으며, 랫트와 토끼, 원숭이에 대한 생식 독성 연구 결과, 잠재적인 기형 발생이 보이지 않았다. 몇 몇의 임신한 마모셋원숭이에 기관형성기 동안 또는 임신 하반기 동안 10mg/kg/일(mg/m²를 기준으로 사람의 1일 최대 권장 용량의 2배)을 투여했을 때, 이 용량은 일부 동물에선 임신이 중단될 만큼 높은 용량이었지만, 기형은 관찰되지 않았고 임신을 유지한 동물에서 최기형성의 증거는 나타나지 않았다.
 
협심증치료제+발기부전제 … 심한 저혈압 유발

이소소르비드계열의 약물이 사용된다. 이소소르비드는 혈관확장을 통해 심장에 혈액과 산소공급량을 증가시킨다.
 
협심증약에는 이소소르비드(Isosorbide) 계열의 약물이 사용된다. 이소소르비드는 혈관확장을 통해 심장에 혈액과 산소공급량을 증가시킨다. 이런 협심증약을 꾸준히 복용하고 있는 경우 실데나필(Sildenafil)계열의 발기부전제를 복용해서는 안 된다. 이소소르비드를 복용한 상태에서 실데나필을 복용할 경우 상호작용으로 약물효과가 상승해 심한 저혈압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아래는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제공한 병용금기‧연령금기‧임부금기‧용량주의 등 자료>

http://mdfact.com:80/repository/read/contents/K20200910104940778.xlsx
  • 박수현 기자 soohyun89@mdfac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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