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약품 심층분석

겨울 불청객 ‘안구건조증’ 약물치료 A to Z

  • 입력일 : 2020-11-15 11:29:33
보존제 없는 1회용 인공누액 안구표면 자극 적어 … FDA, 지난달 최초 스테로이드계 신약 승인
안구건조증 치료제인 한미약품 ‘눈앤점안액’(윗줄 왼쪽부터 시계방향), 종근당 ‘디쿠아벨점안액’, JW중외제약 ‘센쥬씨엘점안액’, 한국산텐제약 ‘디쿠아스점안액’
겨울철엔 찬바람이 조금만 불어도 눈이 시리고 눈물이 나오는 증상이 심해진다. 실내 환경도 난방으로 따뜻하고 건조해져 안구건조증 환자는 더 괴롭다. 최근에는 스마트폰의 대중화, 미세먼지 등 공기 중 유해물질, 과도한 냉방기 사용 등 사회·환경적 요인으로 안구건조증 유병률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눈물은 안구를 적셔 눈을 편안하게 움직일 수 있도록 윤활유 역할을 한다. 여러 원인으로 눈물 분비량이 줄어들거나, 눈물 성분의 변화로 빨리 증발하는 것을 안구건조증이라고 한다.
 
눈동자 위를 덮고 있는 눈물막은 안구 표면에서 윤활 작용을 돕고 각종 세균과 먼지가 침투하는 것을 막아준다. 눈물이 모자라면 안구 표면이 손상돼 건조감, 이물감, 눈시림 등 증상이 나타난다. 이밖에 충혈, 눈물막 찌꺼기, 빠른 눈물막 파괴, 눈물 삼투압의 비정상적 상승에 따른 건조감 등이 동반될 수 있다. 안구건조증을 장기간 방치하면 작은 충격에도 각막에 미세한 상처가 생겨 각막염이나 결막염 같은 안질환으로 악화될 수 있어 적절한 치료가 필요하다.
 
인공눈물, 히알루론산·카르복시메틸셀룰로오즈·히프로멜로오스 등
 

안구건조증의 대표적인 치료법은 인공누액(인공눈물)이다. 눈물과 유사한 성분으로 제조된 인공누액은 부족한 눈물을 일시적으로 보충해 증상을 완화해준다. 각막 표면의 눈물층을 안정화하고 두텁게 하며 눈물막의 분해시간을 지연시킨다. 수시간 간격으로 점안하면 건조 증상을 일시적으로 완화, 중증 안구건조증의 보조요법으로 쓸 수 있다. 
 
눈물샘 수성층이 부족한 안구건조증엔 카르복시메틸셀룰로오스(Carboxy methyl cellulose, CMC)나 히알루론산나트륨(Sodium Hyaluronate) 성분 인공눈물이 효과적이다. 두 성분은 수분을 머금는 성질을 가져 건조해진 눈을 촉촉하게 만드는 습윤 효과를 나타낸다.
 
일반의약품은 카르복시메틸셀룰로오스가 가장 많다. 굴절률이 눈물과 유사하고 눈물의 점도를 높여 눈에 머무는 시간이 긴 게 장점이지만 시야가 흐려 보일 수 있고 눈꺼풀에 딱지를 형성하거나 끈적거림이 느껴지는 게 단점이다. CMC보다 눈물층을 조금 두껍게 해주고 작용시간을 다소 늘린 히프로멜로스(hydroxy propyl methyl cellulose, HPMC)도 제법 쓰인다.

전문의약품은 대부분 히알루론산 성분이다. 인체 유래물질로서 보습력이 높고, 각막 손상의 치료에 도움이 되며, 염증을 유발하는 안구 내 면역반응 관련 물질과 결합해 염증을 감소시킬 수 있는 게 장점이다. 일반약에 들어 있는 히알루론산은 부성분으로 소량 첨가되는 수준이다.

그러나 지난달 현대약품이 병원 처방전이 없어도 구매가 가능한 히알루론산 성분 점안제 ‘히알핑점안액’(성분명 히알루론산나트륨)을 출시했다. 함량은 0.1%(1mg/ml)로 처방받아 구입할 수 있는 보통의 전문약이 0.15%인 것에 비하면 덜 들어 있다. 그동안 안과의사는 히알루론산의 일반약 출시를 적극적으로 반대해왔으며 녹십자의 경우 트레할로스(trehalose)를 주성분으로 하고 첨가제(부성분)으로 히알루론산을 조금 넣은 ‘아이포레점안액’을 출시하는 등 의사 눈치를 보기도 했다.

트레할로스는 이당류의 일종으로 설탕과 유사한 감미를 가지며 미생물 등에 널리 분부한다. 자체적으로 수분을 머금을 뿐만 아니라 안구 표면의 단백질과 수소 결합을 통해 직접적으로 표면을 보호하는 효과를 더 기대할 수 있다.
 
이밖에 인공누액 성분으로 전질 성분인 염화칼륨(potassium chloride)과 염화나트륨(sodium chloride), 트레할로스, 폴리소르베이트(polysorbate), 카보머(Carbomer), 라놀린(lanolin) 등이 사용된다. 점안액, 겔, 연고 등 형태가 있다.
 
이들 성분을 함유한 제품으로는 한국산텐제약의 ‘히아레인점안액’(성분명 히알루론산나트륨), 한미약품 ‘눈앤점안액’(카르복시메틸셀룰로오즈), 삼천당제약 ‘아이리스플러스점안액’(염화나트륨·염화칼륨·콘드로이틴설페이트나트륨·히프로멜로오스), JW중외제약 ‘센쥬씨엘점안액’(염화나트륨·염화칼륨), 녹십자 ‘아이포레점안액’(트레할로스), JW신약 ‘아이듀점안액’(폴리소르베이트), 바슈헬스코리아 ‘리포직점안겔’(카보머), 한국알콘 ‘듀라티얼즈안연고’(라놀린) 등이 있다.

 
인공누액 점안제는 유효기간을 연장하기 위해 보존제를 첨가하기도 한다. 보존제가 첨가된 인공누액 점안제는 하루에 4회 정도 사용하며 지나치게 자주 사용 할 경우 오히려 눈에 자극을 야기할 수 있다. 보존제가 함유되지 않은 1회용 제품은 안구표면에 자극이 적은 편이다.
 
황제형 인제대 상계백병원 안과 교수는 “인공눈물을 하루 6회 이상 사용하는 것은 권장되지 않는다”며 “인공눈물 방부제로 사용되는 벤잘코늄(Benzalkonium)은 항균 효과가 크지만 그만큼 독성도 강해 눈에 자주 접촉되면 각막염을 일으키거나 각막세포를 손상시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알레르기성질환 또는 심한 안구건조증을 앓고 있거나, 하루 6회 이상 안약을 점안할 경우엔 방부제가 첨가되지 않은 일회용 인공눈물을 사용하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안연고는 제품 특성상 사용 후 시야가 흐려질 수 있어 취침 전에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인공누액과 안연고를 동시에 사용할 경우, 5분 정도 간격을 두고 안연고를 사용하는 게 권장된다.
 
디쿠아포솔, 눈물 분비 촉진하고 결막 손상 개선
 
점액층에 문제가 생긴 안구건조증엔 디쿠아포솔(diquafosol) 성분이 함유된 제품을 써야 한다. 이 성분은 점액층의 주요 구성 성분인 뮤신의 분비를 돕는다. 디쿠아포솔은 결막의 P2Y2수용체에 작용해 눈물 분비를 촉진하고 배상세포(goblet cell, 술잔세포, 杯狀細胞)
에서 점액 분비를 늘려 눈물막을 안정화하며 결막 손상을 개선한다. 술잔세포는 결막 등 상피에 존재하는 세포를 말하며 점액을 분비해 마찰이나 화학적인 침입으로부터 조직을 지켜준다.
 
이 성분의 제품으로는 종근당 ‘디쿠아벨점안액’, 한미약품 ‘디쿠아스점안액’, 일동제약 ‘디알큐점안액’ 등이 있다. 디쿠아포솔은 한 방울씩 하루에 6회 점안하며 다른 안약과 병용투여하는 경우 최소 5분 이상 간격을 둔다. 이상반응으로 눈충혈, 시력저하, 눈꺼풀 미란 등이 나타날 수 있다.
 
항염증 작용으로 증상 완화 … 사이클로스포린·리피테그라스트
 
안구표면에 염증반응이 일어나면 눈물샘에서 눈물 생성을 차단해 안구건조증을 유발할 수 있다. 이런 경우 결막 내 염증의 원인이 되는 매개물질 생성을 억제하는 사이클로스포린(cyclosporine), 리피테그라스트(lifitegrast) 등을 사용할 수 있다.
 
이들 성분 제품으로는 한국앨러간의 ‘레스타시스점안액’(사이클로스포린), 한국노바티스 ‘자이드라점안액’(성분명 리피테그라스트) 등이 대표적이다.
 
레스타시스는 2003년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았고 2006년 국내에 판매되기 시작했다. 면역조절제인 사이클로스포린은 T림프구의 활성화를 방해, 궁극적으로 염증반응을 억제하고 안구건조증을 완화한다. 이 약은 균일한 흰색의 불투명한 유탁액이 되도록 상하로 뒤집어서 섞어준 뒤 1회 1방울을 1일 2회 약 12시간 간격을 두고 점안한다.
 
자이드라는 2016년 7월 FDA 허가를 받았으며 국내에서는 지난해 1월 식품의약품안전처 승인을 받았다. 리피테그라스트는 기존 사이클로스포린과 동일하게 T세포에 작용해 염증을 억제하지만 기전은 다르다. 사이클로스포린은 T세포의 인터루킨(IL)-2 생성을 억제하는 반면, 리피테그라스트는 T세포의 표면에 위치한 유착분자에 경쟁적으로 결합해 T세포의 활성화를 막는다. 1회 1방울을 1일 2회 점안한다.
 
신약 Eysuvis, 스테로이드 계열 최초 승인, 치료 후 2주 내 효과
 
미국의 칼라파마슈티컬스(Kala Pharmaceuticals)의 ‘아이수비스 현탁액’(Eysuvis 성분명 로테프레드놀 에타보네이트, loteprednol etabonate) 0.25%가 지난달 27일 스테로이드 계열 성분으로 처음으로 안구건조증 단기(최대 2주 사용) 치료제로 FDA 승인을 받았다. 
 
아이수비스는 이 회사가 보유한 ‘앰플리파이’(AMPPLIFY) 점막 투과입자(mucus-penetrating particle, MPP) 약물전달기술을 적용해 약효성분인 로테프레드놀 에타보네이트(loterprednol etabonate)가 안구표면의 표적조직 내부로 원활하게 침투할 수 있도록 했다. 경쟁약물인 레스타시스, 자이드라는 투여 후 3~6개월이 지나야 효과가 나타나는 반면 아이수비스는 2주 내로 효과를 나타낸다. 
 
휴온스, 한올바이오파마 등 국내 제약사 신약개발 활발
 
국내 업계선 휴온스, 한올바이오파마, 지트리비앤티, 유유제약 등 국내 제약사가 안구건조증 치료제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휴온스는 지난 5월 안구건조증 복합제 HU007(성분명 사이클로스포린+트레할로스)의 국내 3상 임상시험을 마치고 지난 7월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승인을 신청했다. 일종의 복합제 개량신약이다. 휴온스는 HU007에 대한 판매허가를 획득하면 시장에서 사이클로스포린 단일제로 대체할 구상을 갖고 있다.  

이 회사는 또 지난달 20일 안구건조증 신약후보물질 ‘HU024’ 임상 2상 시험계획을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승인받았다고 밝혔다. HU024는 재조합 단백질 ‘티모신 베타4’(Thymosin Beta 4)를 이용한 바이오신약이다. 티모신 베타4는 인체에 존재하는 내인성 단백질로, 세포 성장·이동·분화를 조절해 상처치료와 항염 효과를 낸다. 회사 측은 이런 효과를 안구건조증에 적용하면 안구건조증의 대표적 원인인 눈물샘 염증을 억제하고, 안구 내 뮤신과 같은 점액물질을 분비하는 술잔세포 증식을 유도해 상처를 치료할 수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한올바이오파마는 대웅제약과 ‘HL036’(HBM 9036)을 공동 개발 중이다. HL036의 주성분은 탄파너셉트(tanfanercept)로 지난해 3월 미국에서 임상 3-1상(VELOS-2)이 시작돼 올해 1월 톱라인 결과가 발표됐다.
 
지트리비앤티도 최근 미국에서 진행 중인 신약후보물질 ‘RGN-259’의 임상 3상(ARISE-3) 피험자 모집을 완료했다. RGN-259는 항염, 상처치유, 세포보호, 재상피화 등 다양한 치료기전을 가진 안전한 생체 유래물질 치료제다. 항염 기전만 가진 기존 치료제와 다른 멀티 기전(Multi-function)으로 안구건조증 원인인 다인성 질환에 대처할 수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유유제약은 펩타이드 기반 신약후보물질 ‘YY-101’의 임상 2상을 국내서 진행하고 있다. 주성분은 콜라겐 타입 펩타이드로서 연골 유래 세포 외기질에서 분리됐다. 
  • 김신혜 기자 vitamin@mdfact.com 감수 김홍진 중앙대 약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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