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몰랐던 음식교양

정력제로 알려진 건강식품의 허실 … 마카, 쏘팔메토, 보양식, 최음제

  • 입력일 : 2020-11-18 08:50:13
서양의 의학 보급되기 전 발생한 근거 없는 낭설들이 대부분 … 실제 효과 입증된 것 없어
동서고금 막론하고 정력에 대한 남성들의 관심은 현재까지도 이어지고 있다.
정력에 대한 남성들의 관심은 동서고금이 따로 없는 것 같다. 고대에서 현재에 이르기까지 나라마다 각종 정력제가 다양하게 전해지고 있어서다.

미국의 인디언들은 피마자유를 대단한 정력제로 여겼다. 로마의 한 시인은 거위의 혀, 호주와 싱가포르에서는 악어의 페니스를 최고 여겼다. 초콜릿은 빼놓을 수 없는 최음제인데, 아즈텍의 어떤 왕은 하루 50컵의 초콜릿을 먹었다고 한다.
 
중국은 보양식에서 다양한 메뉴를 자랑하는데 역사에 등장하는 메뉴가 수천 가지에 이른다. 주지육림(酒池肉林)으로 유명한 하(夏)나라 폭군 걸왕은 애첩을 만족시키기 위해 곰 발바닥 요리를 먹었고, 초나라 장왕은 각종 동물을 잡자마자 간을 빼서 날로 먹었다고 한다.
 
진시황은 불로장생과 정력증진을 위해 제주도 산 전복을 먹었다고 전해진다. 우리나라의 세종대왕은 수탉고환요리, 효종은 토끼고기, 영조대왕은 굴 요리를 특별히 좋아했다고 한다.

이렇게 정력제로 알려진 것들을 보면 대부분이 고열량 식품으로 스태미나를 증진시키는 기능을 가진 것이 많다. 재미있는 점은 모양이 성기를 닮았거나 성기능이 좋은 동물이 정력제로 알려진 경우가 많다는 점이다. 비슷한 연유로 호두를 먹으면 머리에 좋다는 이론과 마찬가지다. 과학적인 관점에서 보면 어리석은 생각이다. 정력제로 알려진 식품이 정말 효과가 있는지 알아봤다.
 
‘페루의 천연 비아그라’ 마카
 
우리나라에는 굉장히 생소한 식물이다. 마카에 대해 들어본 이는 거의 없을 것이다. 하지만 ‘페루의 천연 비아그라’라고 불리는 마카는 정력제로서, 발기 부전과 불임의 영향을 받는 남성의 경우라도 성욕과 지구력을 향상시킬 수 있다고 알려지고 있다.
 
동물 연구에서는 마카를 매일 섭취하면 정자 형성을 개선하고 보존하는 데 도움이 되는 것으로 관찰됐다. 마카가 일반적으로 아연 수치를 높이고 테스토스테론을 디하이드로테스토스테론(DHT)으로 전환시켜 전립선 건강을 보호한다는 것이 밝혀지기도 했다.
 
마카는 탄수화물이 60~75%, 단백질이 10~14%, 식이섬유가 8.5%, 지방이 2.2%이며, 미네랄이 풍부해서 칼슘과 칼륨은 높고 나트륨 함량은 낮다. 아미노산, 마그네슘, 필수 미량 원소인 아연과 철, 요오드, 구리, 망간 등이 들어있고 리놀렌산과 팔미트산, 올레산 등의 지방산도 함유하고 있다.
 
마카는 셀레늄과 마그네슘, 다당류, 단백질과 필수 영양소를 고농도로 함유하고 있어 성기능에 유익한 효과를 낼 수 있다고 보며, p-methoxybenzyl isothiocyanate라는 화학물질이 들어 있어 최음 효과를 가진다고 본다.
 
정력외에도 마카의 효능을 보면 집중력, 면역력, 갱년기, 피부, 모발, 노화 등으로, 이들 모두 인체의 ‘호르몬’과 관계가 있다. 호르몬은 우리 몸의 기능들이 원활하게 균형이 잡히도록 조절하는 기능이 있다.
 
마카는 호르몬을 직접적으로 갖고 있는 것이 아니라 호르몬의 재료가 되는 ‘미네랄’을 많이 가지고 있어 몸의 균형을 잡아줌으로 건강한 상태를 유지하거나 회복하는데 도움이 되는 것이다. 마카의 효능들이 다 이 호르몬 체계가 올바르게 잡혔기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이라는 것이다.
 
마카가 성욕을 향상하는 데 도움이 된다는 것이 입증됐음에도 이런 결과를 만들어 내는 방법에 대해서는 아직 명확하게 밝혀진 바가 없다. 수많은 출처에 따르면 마카는 다양한 스트레스 요인을 다루는 데 도움이 되는 천연 강장제기도 하다. 이것이 마카가 성욕 감소를 해결하는데 도움이 되는 이유 중 하나 일 수 있다.
 
정력에 좋다고 잘못 알고 마카를 장기간 복용하게 되면 갑상선이 부어오르는 갑상선종을 앓게 될 수 있다. 마카는 십자화과 식물들의 2차 대사산물로, 글루코시놀레이트(Glucosinolates)라는 화합물이 함유돼 있다. 일반적으로는 강력한 항암작용을 하는 성분이지만 장기간 섭취하게 되면 목부위의 붓기 및 호흡곤란과 같은 증상을 유발할 수 있다. 마카를 섭취하는 동안 요오드 성분이 결핍돼도 갑상선종의 위험이 증가한다.
 
고용량의 마카의 경우 뇌기능에 영향을 줘 두통, 불면증, 급격한 기분변화와 같은 증상을 유발할 수 있다. 또한 외부 환경에 민감한 사람들의 경우 마카에 의한 알레르기 반응을 조심해야한다. 주로 발진, 가려움증, 호흡곤란, 가슴부위 통증 및 압박과 같은 증상이 나타난다.
 
혈액의 흐름을 원활하게 만드는 혈액희석제나 이부프로펜과 같은 진통제, 피임약과 같은 약물은 마카의 성분과 상호작용할 수 있어 유의해야한다.
 
‘스테미나 음식’ 장어‧뱀‧보신탕 등
 
‘스테미나 음식’이라고 해 장어, 뱀, 곰장어, 보신탕, 동물의 생식기 등은 과거부터 정력제로 대접을 받았다. 특히 물개, 호랑이, 말, 개, 사슴의 생식기는 귀한 정력제로 여겨져 왔다. 어떤 부위가 좋지 않을 때 동물의 동일 부위를 먹으면 도움이 될 것이라는 단순한 생각에서 비롯된 처방이다.
 
이런 사고의 밑바닥에는 ‘유사한 것이 유사한 것을 치료한다’는 ‘동종의 법칙(Law of Similars)’이 자리 잡고 있다. 이런 생각은 ‘사자의 심장을 먹으면 용감해진다’, ‘고양이를 먹으면 관절이 부드러워진다’는 원시적 사고와 유사한 ‘교감적(交感的) 마술(sympathetic magic)’의 한 형태다.

서양에 ‘동종의 법칙’이 있다면 한의학에는 ‘동기상구(同氣相求)’라는 이론이 있다고 한다. 동일한 기운을 지니고 있는 것을 활용해 그 기운이 부족한 부분을 도와준다는 것이다. 무릎관절이 좋지 않은 사람에게 소 무릎 부위의 연골을 삶은 도가니탕을 권하는 것이 좋은 예다. 보신탕집에 가면 가장 높은 분이나 그날의 주인공에게 중요 부위를 권하는 광경이 이런 생각에서 비롯된 것이다.

동물의 성기 중 최고의 정력제로 꼽힌 것은 물개의 성기인 ‘해구신’이다. 물개 수컷 한 마리가 보통 50~100마리의 암컷을 거느린다. 더욱 대단한 것은 물개의 발정기는 2~3개월 동안 지속되는데, 그 기간 동안 보통 하루에 10~20회씩 교미를 한다. 거의 먹지 않고 계속 교미를 한다고 하는데 횟수로 따지면 1000~2000번의 교미를 하는 셈이다.
 
물개의 정력이 청나다 보니 옛날부터 동양에서는 해구신을 최고의 정력제로 여겼다. 한방에서 약재로 썼다는 기록이 중국의 의서(醫書)에 남아 있다. 허준의 동의보감에는 ‘피로의 누적이나 지나친 성관계로 인해 신(身)이 피로하고 허해져 정력의 감소 내지는 기력이 쇠약해졌을 때 이용한다’고 돼 있다. 재미있는 것은 한국에서는 물개의 음경을 주로 쓰고, 중국에서는 고환을 쓴다는 것이다.

아프리카에서는 사자의 생식기를 정력제로 쓴다. 사자 수컷 한 마리가 여러 마리의 암컷을 거느리고 생활하기 때문에 정력이 강할 것으로 생각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는 지금 주류의학이라고 할 수 있는 서양의 의학이 국내에 보급되기 전 발생한 근거 없는 낭설이다. 오늘날 증거중심 의학이 발달하면서 이런 낭설을 과학적으로 증명하고자 하는 실험이 진행됐다.
 
그 결과 발기부전에 효과가 있는 성분은 전혀 검출되지 않았다. 영양분을 충분히 섭취를 할 수 없던 시절 고탄수화물, 고단백, 고지방식을 먹으면 힘이 나는 상황이라면 유의미한 결과라 할 수 있겠지만 단기적인 정력에는 아무런 영향이 없다는 것이 진실이다. 특히 영양 과잉인 요즘은 그렇지 않다. 하지만 사람들은 아직도 동물성 식품에 집착하고 있다. 남성 발기의 핵심은 혈관인데 육류에 함유된 고지방의 콜레스테롤은 직경 0.3㎝도 안 되는 음경 동맥에 손상을 입힌다. 오히려 스태미나 식품의 과잉 섭취는 정력을 떨어뜨릴 수 있다. 단기적인 체력에는 도움이 될지 모르나, 혈관에 악영향으로 인해 발기부전을 초래할 수도 있다.
 
정력제 ‘쏘팔메토’ 효과 갑론을박
 
쏘팔메토는 거친 환경에서도 잘 자라 생명력이 강인한 것으로 유명하며 잦은 소변, 야간 빈뇨, 절박뇨 등으로 전립선 건강에 고민을 갖고 있는 남성들이 많이 찾는 원료 중 하나이다.
 
쏘팔메토는 천연 미니 야자수 열매에 있는 로르산이라는 성분이 전립선 건강을 돕는 기능성 원료로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인정받기도 했다. 그렇기 때문에 시중에는 종근당, 코오롱제약, 광동생활건강 등 국내 굴지의 제약사에서 많은 영양제를 출시했다.
 
2017년 쏘팔메토의 효과와 부작용을 두고 국내외에서 논란이 많았다. 쏘팔메토 열매를 추출해 여과·농축·정제 과정을 거쳐 만드는 쏘팔메토의 경우 식약처는 전립선 건강의 유지에 도움을 줄 수 있는 것으로 보고 2007년 생리활성 2등급의 기능성 원료로 인정했다.
 
하지만 대한배뇨장애요실금학회는 2015년에 미국의학협회지에 실린 미국의 3개 연구팀 연구결과를 근거로 쏘팔메토가 전립선 비대증 개선 효과에 부정적이라는 의견을 내놨다.
 
대한배뇨장애요실금학회는 나아가 유명한 의학 학술지 뉴잉글랜드저널오브메디신(NEJM)에 실린 연구결과 등을 바탕으로 쏘팔메토는 중년 남성의 전립선 비대증 개선에 효과가 있기는커녕 이를 복용하다가 치료 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많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정력제라 알려진 ‘최음제’ 인체에 악영향 … 다량 복용시 중추 마비, 호흡장애 일으켜 사망

최음제는 성욕을 증가시키는 약물인데 영어로는 ‘애프로디시악(Aprodisiac)’이라고 한다. 애프로디시악은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사랑의 여신인 아프로디테에서 유래한 말로서 넓은 의미로는 모든 정력제를 의미한다. 보통은 최음제를 뜻한다.

예로부터 최음제로 알려진 물질은 수도 없이 많은데 당나귀젖과 박쥐피를 섞은 것, 낙타의 혹 속에 든 지방, 자라의 혈액, 음양곽 등의 한약재, 그리고 코카인이나 암페타민 같은 마약류 각성제에 이르기까지 엄청나다. 대부분은 근거가 없는 믿음에서 비롯된 경우가 많고 효과가 거의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최음제 중에서 가장 유명한 것은 ‘요힘빈’이다. 서아프리카에서 자라는 요힘베 나무의 속껍질에서 얻은 약초를 요힘빈이라고 하는데 한때는 성적 능력을 높이는 데 뛰어난 것으로 알려져 의사들이 처방했지만 부작용이 심해 현재는 동물의 발정제로 사용하고 있다. 소량을 복용하면 성기에 충혈을 가져오고 요수(腰髓)의 발기중추에 작용해 그 기능을 항진한다. 다량을 투여하면 부작용으로 침을 흘리고, 불안, 경련에 이어 중추가 마비되고, 호흡장애를 일으켜 죽게 된다.

요힘빈과 함께 유명한 것으로 ‘스페니시 플라이(spanish fly)’가 있는데 명칭 그대로 스페인 파리다. 스페인 파리를 그냥 먹으면 고약한 냄새가 날뿐더러 혀가 타들어 갈 듯이 매운맛이 나기 때문에 말린 후 가루를 내거나 엑기스를 뽑아 먹는다. 복용하면 오줌으로 배출되는데, 그때 요도를 자극하여 충혈을 일으키고, 또 지각신경을 자극해 발기를 촉진한다.
 
칸타리진이라는 성분이 이런 작용을 하는데 역시 독성이 강하고 심한 통증을 유발하며, 비뇨기에 염증을 일으켜 위험할 수 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는 1970년대에 스페니시 플라이나 요힘빈이 성기능 증진에 효과가 없는 약물이라고 공식 발표한 바 있다. 마약류는 일시적으로 성욕을 증가시키지만 나중에 더 큰 자극이 필요하고, 서서히 성기능이 떨어져 결국에는 성불구에 이르게 하기도 한다.
  • 박수현 기자 soohyun89@mdfac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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