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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재촉에도 ‘신중론’ 불거지는 코로나19 백신 등판

  • 입력일 : 2020-09-09 18:18:22
9개 백신개발사, “데이터 없으면 승인신청 안하겠다” … AZ 백신, 부작용으로 임상 중단 … 러 백신, AV 벡터 항체유발 우려
코로나19 백신 개발 경쟁에서 선점을 노리는 존슨앤드존슨(위부터 아래로), 독일 쿠어백, 영국 아스트라제네카, 미국 노바백스 등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지지자들이 오는 11월 대선을 앞두고 신종코로나바이러스 백신의 빠른 긴급사용승인이 나와야 한다고 밀어붙이는 가운데 대중의 신뢰도는 떨어져가고 있다. 이에 예정대로 9개 백신개발 제약사들의 CEO들이 안전성과 유효성을 바탕으로 백신을 출시하겠다는 서약을 8일(현지시각) 발표해 트럼프의 의도에 찬물을 끼얹었다.
 
이날 아스트라제네카(AstraZeneca), 바이오엔텍(BioNTech), 글락소스미스클라인(GlaxoSmithkline), 존슨앤드존슨(Johnson & Johnson), 머크(MSD), 모더나(Moderna), 노바백(Novavax), 화이자(Pfizer), 사노피(Sanofi) 등의 CEO들이 결정적으로 긍정적 데이터 없이는 긴급사용승인이나 정식 허가 절차를 밟지 않을 것이라고 다짐했다.
 
제약회사들은 공동 성명을 통해 “오직 미국 식품의약국(FDA)과 같은 규제기관의 요구사항에 맞게 만들어지고 실행된 3상 시험으로 안전성과 유효성이 증명되는 경우에만 긴급사용승인이나 허가를 받겠다”고 말했다.
 
화이자의 CEO 알버트 불라(Albert Bourla)는 지난주에 오는 10월 말까지 백신이 효과가 없는지 알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모더나와 아스트라제네카도 미국에서 3상 시험을 하고 있지만 언제 초기 데이터를 볼지는 불확실한 상황이다
 
그럼에도 트럼프와 다른 정부 관계자들은 백신 출시가 가깝다는 것을 강조해왔다. 지난 4일 트럼프는 화이자의 불라와 대담했다며 “‘굉장히 근시일 내에’ 결과를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노동절(7일) 브리핑에서는 “굉장히 특별한 날”까지 백신이 사용될 수 있을 것이라며 그날이 미국 대선일인 11월 3일임을 시사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각 주와 지방자치단체와 협업해 빠르면 오는 11월 1일에 백신 보급을 시작하기로 했다. 목표 시점을 대선으로 잡은 가운데 국립보건원(NIH) 프랜시스 콜린스(Francis Collins) 원장은 백신 배포 노력을 지지하며 CDC는 백신이 초기 효과를 보이는 즉시 배포에 착수할 것이라고 CNN에서 밝혔다.
 
백신 프로그램이 전례 없는 속도로 진행되는 와중에 초고속실행계획(Operation Warp Speed) 총괄자이자 글락소스미스클라인 베테랑 출신인 몬세프 슬라위(Moncef Slaoui)는 공영 라디오방송인 NPR에서 “11월까지 백신이 준비되는 것은 가능성이 매우 적으나 불가능하지는 않다”고 말한 바 있다. 부당한 압력이 가해진다면 사임하겠다고 사이언스(Science)지에도 밝히기도 했다.
 
한편 아스트라제네카의 백신은 코로나 백신후보물질로 개발 진행 중인 ‘AZD1222’의 임상 3상을 안전성 문제로 잠시 보류했다. 사측은 설명 불가능한 문제가 나타냈을 때 취해지는 통상적인 조치라며, 문제점에 대한 검토를 진행 중이다. 최근 영국의 한 피험자에게서 중증 부작용이 나타났기 때문이다. 언제까지 보류 조치가 해제될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이와 관련, 러시아의 코로나19 백신인 스푸트니크 V(Sputnik V)는 아스트라제네카와 존슨앤드존슨이 개발 중인 백신과 같은 아데노바이러스 벡터 방식의 백신이다. 이는 아데노바이러스 껍질에 원인 균주의 DNA 또는 RNA를 넣어 세포에 들어가 항원이 되는 단백질을 생산하는 방식이다. 이 방식의 문제점은 아데노바이러스 껍질(외피)에 대한 항체가 생성될 경우 2차 접종 시에 면역시스템이 백신을 공격해 제거할 수 있다는 점이다. 러시아의 코로나19 백신은 이를 감안해 1차 접종 백신과 2차 접종 백신의 아데노바이러스 껍질의 종류를 다르게 해 면역반응을 회피하는 방식으로 제조됐다.
 
그러나 러시아 백신은 화이자의 백신 대비 중화항체 생산량이 5분의 1밖에 되지 않고 효과의 편차가 매우 크다는 또다른 문제를 안고 있다. 백신이 작동하지 않을 확률이 높다는 뜻이다. 이 또한 아데노바이러스 외피에 대한 항체 생성이 면역반응을 저하하는 요인이 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글로벌 의학잡지 란셋(Lancet)에 게재된 논문에 따르면 스푸트니크 백신 2차 접종 직전 28일째에 냉동 또는 동결건조한 아데노바이러스 외피에 대한 중화항체를 측정한 결과 아주 높게 발현된 것으로 나타났다. 된다. 백신 접종 이전에 아데노바이러스에 노출이 된 까닭이다. 아데노바이스에 대한 항체를 가진 사람은 아데노바이러스 벡터 방식의 백신으로 면역을 얻지 못할 가능성이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 임정우 기자 jlim@mdfac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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