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기기

기계가 췌장 대신하는 인공췌장 시대 열리나 … 수일개발 '다나아이' 출시

  • 입력일 : 2020-07-30 20:33:14
스마트폰으로 실시간 혈당 모니터링 및 인슐린 조절 가능 … 알고리즘 연동하면 췌장처럼 알아서 투여
수일개발의 인슐린펌프 ‘다나아이’는 블루투스로 모바일 앱 ‘애니다나(AnyDana)’을 연결해 환자의 인슐린 주입량, 식사량, 운동량, 인슐린 주입 패턴 등을 스마트폰으로 실시간 확인할 수 있다.
스마트폰으로 혈당 수치를 확인해 인슐린이 자동 투여되는 인공췌장이 국내 기술로 개발돼 오는 9월 출시된다. 수일개발은 자체 개발한 당뇨병 환자용 인슐린펌프 ‘다나 아이(Dana i)’를 기반으로, 실시간 혈당 모니터링 기기인 미국 덱스콤사의 연속혈당감시기(continuous glucose monitor, CGM)과 영국 캠브리지대 로만 호보르카(Roman Hovorka) 교수가 개발해 식품의약품안전처 승인을 기다리고 있는 인슐린 조절 알고리즘 앱 ‘캠에이피에스 에프엑스(CamAPS FX)’을 연동해 설계한 ‘인공췌장’을 내놓고 시판에 나선다고 30일 밝혔다. 

다나아이는 블루투스로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 ‘애니다나(AnyDana)’와 연결해 인슐린 주입량, 식사량, 운동량, 인슐린 주입 패턴 등을 스마트폰으로 실시간 확인할 수 있다. 리모트 컨트롤로 인슐린의 주입량도 정밀하게 조절할 수도 있다. 하루 혈당치 변화와 과거 데이터도 한눈에 볼 수 있도록 제공돼 더 정밀하고 안전한 혈당관리가 가능하다.
  
수일개발 관계자는 “국내에는 2형(인슐린 비의존성) 당뇨병이 많아 인공췌장 및 인슐린펌프의 수요가 상대적으로 적었으나 2형 당뇨병에도 인슐린펌프 사용 예후가 좋았던 만큼 수요가 늘 것으로 기대하고 인공췌장을 위한 패키지 구성에 나섰다”고 밝혔다.
 
인공췌장은 현재 인슐린펌프, 실시간 혈당 모니터링 기기, 이를 매개하는 알고리즘을 연동한 것을 일컫는 말이다. 그동안 췌장 베타세포를 배양하거나, 줄기세포로 췌장을 재생시키거나, 돼지 등 이종장기를 이식하는 연구개발이 이뤄졌으나 만족할 만한 효과나 안전성이 입증되지 못해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이에 환자의 혈당 변화 패턴에 맞춰 인슐린펌프로 인슐린을 적정량 투여하는 인공췌장이 실질적인 대안으로 꼽히고 있다 

인슐린펌프를 부착하면 정해진 시간에 세팅된 만큼의 인슐린이 자동 투약돼 스스로 인슐린을 주사할 필요가 없다. 하지만 특정 시점에 일정 용량의 인슐린이 기계적으로 투약돼 환자 컨디션에 따른 인슐린 요구치에 맞게 적정 인슐린이 투여되지 않음으로써 인슐린이 과하거나 적게 투약되는 문제가 자주 발생했다.
 
이를 막기 위해 2010년대 이후 인슐린펌프, CGM, 이를 연동해 자동으로 작동시키는 알고리즘을 연계한 인공췌장이 개발 및 상용화됐다. 메드트로닉사 ‘Minimed640G’, 탠덤(Tandem Diabetes Care)사 ‘t:slim X2’ 등이 해외에서 시판되고 있다. 

수일개발은 이전 인슐린펌프 모델인 ‘다나알에스(Dana RS)’를 개량한 다나아이를 내놓았다. 둘 다 미국 덱스콤사 CGM, 영국 캠브리지대 CamAPS FX 알고리즘과 연계해 인공췌장 기술을 구현할 수 있다. 이미 다나알에스는 다른 요소들과 접목해 해외에서 인공췌장 형태로 판매되고 있다. 국내서는 아직 어느 제품도 인공췌장으로 승인받지 못한 가운데 메드트로닉, 탠덤, 수일개발이 경쟁적으로 조기 진입을 위해 노력 중이다. 아직 허가된 알고리즘이 나오지 않아서다.

차현구 수일개발 개발팀장은 “다나아이에 적용할 수 있는 인공췌장 알고리즘은 프랑스 다이아벨루프의 아이컨트롤러(iController)와 CamAPS FX 등 두 가지”라며 “이 중 CamAPS FX가 식약처 허가를 기다리고 있어, 오는 9월 다나아이가 선보이고 CamAPS FX가 승인된다면 올해 안으로 이를 함께 사용하는 인공췌장을 처방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기존 인공췌장은 평상시 혈당 수치와 기저인슐린을 감안해 혈당을 조절하지만 식후에 혈당이 갑자기 높아질 경우 환자가 손수 인슐린을 추가로 투여해야 했다. 하지만 CamAPS FX는 식후 고혈당에 즉시적으로 반응해 인슐린 투여량을 자동으로 올릴 수 있도록 설계돼 있다. 

이 회사는 인공췌장의 취약점으로 지적받는 사이버 보안과 해킹 방지에서도 자신감을 보였다. 수일개발 대표이자 인슐린펌프 개발자인 최수봉 건국대 명에교수는 “다나아이는 의료기기 최초로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으로부터 사물인터넷(IoT) 보안인증(bASIC급)을 획득한 ‘다나알’(다나알에스의 이전 버전)의 보안기술을 그대로 적용했다”며 “독일 연방정보보안원(BSI)에서도 가장 높은 그린(GREEN) 등급을 받았다”고 소개했다.
 
차 팀장은 “다나아이 등은 블루투스 보안 중 가장 높은 4 레벨을 적용하고, 데이터는 내부에서 암호 알고리즘으로 변경 저장돼 해킹으로부터 안전하다”고 덧붙였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지난해 다국적 의료기기 제조사인 메드트로닉이 생산한 인슐린펌프 ‘Minimed508’과 ‘패러다임’ 시리즈에 대해 해킹 위험이 있다는 이유로 리콜을 명령한 바 있다.
 
오늘 9월에 출시될 예정인 다나아이는 가격이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다만 기존 다나알에스(250만원 수준)보다 조금 더 높게 책정될 예정이라고 회사 측은 귀띔했다. 
  • 김지예 기자 kjydream@mdfac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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